문득 몇년 전 원더풀 데이즈가 떠오른다.
제작기간 7년
제작비 127억
CF 출신 감독
드라마보다 이미지를 보여주고 싶었다는 감독의 말.
완성도 높은 CG와 특수효과
연기력 미달의 성우, 빈약한 드라마, 드라마 부분의 연출력 부족
국내에서는 불모지에 가까운 SF. 거기에 극장용 애니메이션.
원더풀데이즈는 처참한 평을 받고 무너졌다.
초반에는 작품을 기대하던 팬들을 불러 모아 기세를 타는 듯 했지만, 비주얼에 비해 지나치게 빈약한 드라마와 성우들의 몰입 안되는 연기가 결국 발목을 잡고 만 것이다.
디워가 드디어 개봉했다.
영화에 대한 평가는 당시 원더풀데이즈가 들었던 평가들과 놀라울 정도로 일치한다.
감독의 뚝심으로 끌고온 프로젝트라는 점, 자체 기술에 집착한 제작과정, 막대한 제작비, 스토리 부분에 대한 감독의 코멘트 등 그간 두 영화가 걸어온 길까지도 비슷하다.
시작과 과정, 평가까지 쌍둥이같이 걸어가고 있는 두 작품의 재미있는 차이점은 김문생감독은 지금까지 낚시꾼 소리를 듣고 있으며, 심감독은 희생자, 고독한 영웅, 용감한 도전자가 되어 가고 있다는 점이다.
언론플레이를 아는 사람과 아닌사람의 차이일까.
심감독은 개그맨 출신이라는 편견과 SF에 관한 한국영화 팬들의 무관심으로 저평가 받아 왔다는 말을 입에 달고 있다.
까놓고 말해서 둘 다 해당사항 없다.(한국팬들이 SF를 싫어한다는 말은 용가리 시절에 한해 어느정도 인정해 줄 수있다.)
심감독의 영화가 저평가 받는 이유는 출신과 장르를 떠나서 영화가 구렸기 때문이다.
스토리가 유치해서가 아니라 연출이 촌스러워서였다.
전설의 용가리나 방사능 도마뱀 고질라나 스토리 유치하긴 마찬가지다.
최소한 고질라는 촌스럽지는 않았다.
그럴싸한 폭발장면이나 큰 스케일의 파괴씬을 제외하면 안방극장의 서프라이즈 재연드라마 수준의 연출과 연기는 말 그대로 애들이나 멋모르고 즐거워할 수준에서 벗어나질 않았기 때문이다.
연출이 촌스러운건 연출력문제지 외국에 비해 떨어지는 기술력 문제가 아니다.
심감독이 줄기차게 말해온 저예산, 투자 부족과는 거리가 멀다.
심감독과 용가리에 대한 저평가는 심감독의 생각과는 달리 스스로 자초한 것이다.
하지만 나는 어디에서도 심감독이 자신의 연출력 부재에 대해 인정하는 모습을 본 적이 없다.
지금 심감독이 그간의 고생과, 편견에 대한 서러움을 가능한 모든 매체에 삽입하고, 한국 사람들이 민감한 '우리것'이라는 점을 강조하는 인터뷰 내용을 볼때마다, 노력했으나 회사가 망할 위기에 처했으니 직원들 월급이라도 주게 볼펜 다섯개 세트에 천원에 모십니다를 외치는 지하철 넥타이 잡상인이 떠오른다면 좀 심한가?
최소한 김문생 감독은 표를, 호평을 구걸하지는 않았다.
애국심에 기대어 한국 애니메이션의 미래를 위해 봐 달라고 하지도 않았고,
매체 인터뷰마다 자신이 걷고 있는 고독한 길을 남들에게 알리려고 하지 않았다.
하워드 휴즈 역시, 백만장자의 미친 돈지랄이라는 둥, 희대의 사기꾼이라는 둥 온갖 비난과 악평을 들어가며 영화를 만들고 비행기를 만들었지만, 그는 영화도 비행기도 다른이에게 그 과정의 고난을 구태여 설명해가며 납득시킬 필요가 없는 물건을 들고 나왔다.
정말로 그가 끈기있는 도전자, 아무도 인정해 주지 않는 고독한 파이터의 길을 가고 있다면, 조금 더 말을 줄이고 작품으로만 어필하는 모습을 바라는 것은 무리일까?
첨언 1. 이 글은 아직 디워를 보지 않은 상태에서 쓴 글임.
첨언 2. 난독증이 있는 친구들이 있을까봐 미리 말해 두는데 이건 그간의 심감독의 행태를 까는 글이지 디워 까는 글이 아님.
첨언 3. 용가리는 개봉 다음날 보고 극장에서 보고 왔으며 디워 역시 극장에서 볼 예정임.
첨언 4. 디워에 대한 악평을 남긴 리뷰어들이 존나 까이고 있는데, 감독의 열정이나 한국영화 치고는...이란 평가가 추가점으로 작용하는 리뷰는 리뷰의 자격이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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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도 아직 영화는 안봤습니다만, '우리것', '애국'등을 내세우는 마케팅을 볼 때 마다 불쾌하고 거부감이 들더군요.
솔직히 개봉 전후에 이렇게 방송타고 개봉일이 언제니 언제로 연기됐니 하고 언론에서 많이 다뤄준 영화 있었나.
언론 노출도는 근래 몇년간 최고였다.
보고 왔습니다.
...확실히 심형래씨는 괜찮은 제작자인 것 같기는 한데
좋은 감독이라는 말을 듣기에는 무리가 아닌가 싶습니다.
말은 스필버그처럼 하죠.
연출력은 우웨볼인데.
극장에서 보지 마세요, 저처럼 어리석은 짓을 하지 마시라고요, 심씨의 주머니를 불리는 일에 왜 일조를 합니까,
이 영화를 보고 '이건 영화가 아니다'라고 감히 말할 수 있는 사람들이 왜 이송감독외엔 없는 겁니까, 이건 비극입니다. 한국의 그 무수한 영화평론가니, 문화평론가 등등 이름붙인 사람들은 디워이후 그 직업들 때려치워야 합니다.
'디워'가 대단한 영화로 추앙받는 현실은 우리나라 한국이 문화적으로 얼마나 후진국인가를 뚜렷하게 보여준다는
점에서 슬픈 일입니다.......
심씨 주머니 불리는거야 관심없지만 스탭들 돈은 받아야지요.
지금 좋은 평론가와 아닌 평론가의 기준은 디워를 깠느냐 옹호했느냐입니다.(웃음)
사실 그 기준에 따르면 전 개티즌이지요.
어쨌거나 애국심마케팅, 동정심 마케팅이 어디까지 통하고 어디까지 관객의 눈을 가릴 수 있는지 잘 보여준 예가 되겠군요.
영어 안쓰는 우리가 봐도 괴로운 연기를 '심감독에 관한 편견이 없는' 외국에서 얼마나 용서해 줄까요.
그 친구들은 '한국것 치고는 잘 만들었다'는 이유로 봐 주진 않을텐데요.